'천상의 약속' 서준영 표 '나쁜 남자' 캐릭터 완성(인터뷰①)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가 연기하는 '나쁜 남자'는 상상이 잘 되지 않았다. 배우 서준영 하면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미소가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출세를 위해 애인과 아이를 매몰차게 버린 강태준 역을 멋지게 소화해냈고 자신만의 색을 뽐내며 향후 보여줄 다양한 캐릭터들까지 기대하게 만들었다. ☞ 아 진짜 살때문에 미치겠네
서준영은 지난 24일 종영한 KBS2 일일드라마 '천상의 약속'(극본 김연신 허인무/ 연출 전우성)에서 자신의 아이를 낳은 이나연(이유리 분)을 버리고 출세를 위해 부잣집 딸 장세진(박하나 분)과 결혼한 강태준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사실 강태준은 '천상의 약속'에서 그 누구보다 욕을 많이 먹었던 캐릭터다. 자신을 위한 헌신한 이나연을 버린 것도 모자라 아이가 죽은 후 다시 그에게 돌아가려 했고 그러면서도 장세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그야말로 우유부단함과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준 셈. 서준영도 최근 뉴스1스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인정하며 "너무 어려웠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토로했다.
서준영이 강태준 역에 대해 언급했다. © News1star / 루브이엔엠 "처음에 전 태준이 심플하게 나쁜 악역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감독님이 '태준이는 나쁜 놈이지만 악역은 아니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새로운 악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죠. '이게 맞는 걸까'라고 자괴감에 빠진 시간들도 많았고요. 시청자들이 좀 더 태준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게 연기하려고 애썼어요. 다음신이 궁금해지게끔 태준의 답답하고 짜증 나는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여지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죠."
이렇듯 서준영은 자신만의 강태준을 연기하기 위해 캐릭터에 한껏 몰입된 상태를 유지했다. 첫 대본 리딩 당시 자신의 책상 앞에 놓여있던 이름표를 아직까지 핸드폰 케이스에 가지고 다닐 정도였다. 그는 "태준이와 이별하는데 아직은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사실 이런 적은 처음이에요. 보통 작품이 끝나면 바로 빠져나오거든요"라며 그동안 태준이라는 역할에 많은 정이 들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 살에서 탈출할 수 없을까?
깊은 캐릭터 분석에서 알 수 있듯 서준영은 어느덧 데뷔 13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 연기자'다. 지난 2004년 데뷔한 그는 KBS2 '반올림3'로 얼굴을 알린 후 '마왕', '대왕세종', SBS '뿌리깊은 나무', KBS1 '당신 뿐이야', 영화 '파수꾼'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차근차근 연기력을 다져왔다. 특히 서준영은 "길거리 캐스팅으로 시작했지만 배우는 제가 해야 할, 할 수밖에 없는 일이에요"라며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서준영이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 News1star / 루브이엔엠 하지만 아무리 굳은 의지를 지녔다고 해도 힘든 순간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서준영은 과거 할아버지 장례식장을 지키지 못했던 아픔을 고백하며 "사실 배우는 정말 힘든 직업이에요. 불규칙하고 밤을 새거나 끼니를 거르는 일이 다반사죠. 그래서 부모님이 반대한 적도 있지만 이젠 '하려면 제대로 미쳐서 해라'며 격려해 주세요. 전 스타가 되는 것보단 죽을 때까지 연기로 먹고살고 싶어요. 연기가 좋으니까 미쳐 보려고요. 선택은 제가 한 거니까 그 몫도 제가 감당해야겠죠"라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이처럼 인터뷰 내내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연기에 대한 열정을 유감없이 보여준 서준영. '천상의 약속'에서 새로운 악역을 탄생시키며 활약한 그는 장르와 분량에 구애받지 않는 연기 욕심으로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 이에 마지막으로 서준영에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어봤다. ☞ 명동 CF 촬영 미친다이어트
"전 사람들이 서준영이라는 이름보단 제가 연기한 캐릭터의 이름을 기억해주길 원해요. 그래서 아직도 사람들이 '박이준('반올림3' 때의 캐릭터 이름) 정말 잘 봤다'고 이야기해주시면 기쁘더라고요. 그 작품을 주의 깊게 봐주셨다는 의미니까요. 앞으로도 제가 최선을 다해 연기하면 시청자들도 최선을 다해 봐주시지 않을까요. 전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뉴스1스타 김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