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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리 카라 계약 만료 후 영화 ‘두 개의 연애’로 첫 행보 (인터뷰①)

news1star EN 2016. 5. 1. 11:45

박규리에게는 최근 많은 변화가 있었다. 10년간 함께 해온 걸그룹 카라 계약 만료 후 멤버들이 서로 각기 다른 소속사를 선택하게 되면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게 됐다. 지난 1995년 MBC '오늘은 좋은 날'서 아역 배우로 데뷔했던 만큼, 그는 자연스레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카라 활동이 한창이었던 지난 2013년 MBC 퀸 '네일샵 파리스'라는 작품으로 연기에 도전한 적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배우로서의 첫 행보를 시작하게 된 작품은 조성규 감독의 영화 '두 개의 연애'였다.

'두 개의 연애'는 배우로서 화려한 아이돌 이미지를 한꺼풀 벗겨낸 박규리의 얼굴과 마주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박규리는 '두 개의 연애'에서 전 연인이었던 영화감독 인성(김재욱 분)을 찾아 한국으로 온 재일교포 기자 미나 역으로 등장한다. 미나는 강릉을 취재하기 위해 인성에게 2박3일 여행에 동행해달라 부탁하고, 인성은 현재 연인인 시나리오 작가 윤주(채정안 분)를 속이고 미나와 강릉 여행에 나선다. 남녀 간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일상적인 대사가 서사를 이끄는 만큼, 디테일을 살린 생활 연기를 선보이는 박규리의 모습은 지극히 새로웠다.

박규리는 카라 활동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연기 활동에 무게를 두고 싶지만 향후 뜻이 맞는다면 카라로서 팬들과도 만나겠다는 말을 전했다. 그런 맥락에서 카라 이후 박규리의 첫 필모그래피가 '두 개의 연애'라는 것이 그의 배우 활동을 기대케 했다. 카라 시절, 아이돌은 팬들에게 판타지가 돼야 한다고 했지만 배우로서는 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 길에 들어섰다. 그렇게 새 출발을 하는 그는 "지금은 부담감 보다 설렘에 가깝다"고 이야기한다. 카라 박규리가 걸어온 길 만큼이나, 배우 박규리가 기대될 수밖에 없다.

 

배우 박규리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 개의 연애' 통해 연기자로 나선 소감을 전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Q.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영화 반응이 좋았다.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몇 개월이 지나고 개봉하게 된 소감은 어땠나.A. 지난 2014년 영화를 다 찍고도 부산국제영화제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더라. 그리고 또 그 이후로도 6개월이 지나고 영화가 개봉하게 돼서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부산국제영화제 당시에는 정말 긴장하면서 영화를 봤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관객들의 흐름에 따라 영화를 보게 됐다. 이제 관객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보는 법을 알게 되는 것 같다.

Q. 카라 이후 배우로서의 첫 영화가 '두 개의 연애'라는 점이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어떤 계기로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된 것인가.
A. 조성규 감독님과는 사적으로 먼저 알게 됐다. 감독님이 영화를 만드시기로 하시면서 카라로 일본 활동을 했었던 나를 기억해주신 것 같다. 일본어를 잘 하는 배우가 필요하기도 했었고, 미나 역할에 내가 어울릴 거라 생각하셨던 모양이다. 감독님이 주신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흔쾌히 출연하겠다고 했다.

Q. 시나리오의 어떤 점이 매력적이었나.
A. 보통 로맨스 영화는 미화시킨 사랑이 대다수이지 않나. 이 영화는 현실적으로 사랑을 그린 것이 매력적이었다. 캐릭터 자체도 매력적이었다. 재일교포 캐릭터를 맡기가 쉽지 않지 않나. 두 번 다신 이런 기회는 없을 것 같아서 꼭 출연하고 싶었다. 다음 작품에서도 감독님과 함께 하게 됐는데 다행히도 한국어를 쓰는 역할이다. (웃음)

 

 

배우 박규리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 개의 연애'에서 재일교포 역할을 소화한 소감을 털어놨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Q. 재일교포 역할이 특별하지만 연기하기엔 쉽지 않았을 것이다.
A. 첫 작품이니까 아무래도 책임감과 부담감이 상당했다. 미나가 한국어 보다 일본어를 잘 하는 인물이니까 일본어를 능숙하게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2주간 강릉에서 촬영하면서 (김)재욱 선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계속 일본어로 대화하려고도 했다. 일본어의 느낌과 맥을 끊지 않기 위해서 현장에서 일본어 선생님의 지도를 계속 받기도 했다. 자연스레 현장에 집중하게 되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

Q. 서투른 한국어를 쓰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놀라는 관객도 많았다. 특히 생활 연기가 돋보이기도 했다.A. 한국어를 쓰면서 일본어를 쓰는 그 미묘한 분위기가 있는데 그걸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무엇보다 일본에서 살아온 여자와 한국에서 살아온 여자의 습관은 정말 다를 거라 생각했다. 문화적인 차이에서 세세한 생활습관까지 차이점을 찾으려 노력했다.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사람도 거의 안 만나고 일본영화만 봤다. 한국여자처럼 지내지 않으려 했다. 일본영화를 틀어놓고 자연스럽게 생활습관을 만들어가려 했다.

Q. 미나라는 인물이 인성을 대하는 방식에 공감을 했나. 미나는 어떻게 보면 지난 사랑을 성숙하게 대했던 여자 같았다.
A. 미나와 같은 경험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미나의 사랑 방식에 공감을 했던 것 같다. 인성이 슬쩍 손을 잡을 때도 피하지 않나. 사랑에서 쿨한 여자는 아니었지만 사랑할 땐 충실하고 이별 후에는 미련을 남기지 않으려 했던 면에서 공감을 많이 했다. 그런 부분이 와닿는 것이 많다 보니 연기할 때 감정 이입이 어렵진 않았다.

 

 

배우 박규리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 개의 연애' 이후 연기자 행보에 대해 이야기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Q. 그런 내면을 표현하기가 쉽진 않았을 텐데 배우로서 인성과 같은 찌질한 남자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려 했는지 궁금하다.
A. 인성은 마주하기 싫은 현실과 같은 남자다. 인성은 어떻게 보면 애잔한 느낌을 주는 남자이기도 했다. 강릉서 자기 방 보일러가 고장났다면서 미나 방에 찾아가 드러눕지 않나. (웃음) 참 뻔했다. 마음도 아팠고. 하하. 사실 앞으로 인성과 같은 남자를 만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부분은 내가 끝까지 모르면 괜찮다는 주의다.

Q. 과거 박규리는 하이힐을 사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팬들에게 아이돌은 판타지적인 존재가 돼야 한다고 이야기한 적도 있었다. 배우는 판타지만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모습을 깨야 하는 과정도 있을 것이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하나.
A. 설사 망가진다고 해서 인간 박규리가 망가지는 건 아닌 것 같다. 앞으로 언제든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얼굴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내게는 부담감 보다는 설렘에 가까운 일이다. 만약에 나를 깨는 것이 두려웠다면 도전을 못했을 것 같다. 깊게 생각하면 힘들어지지만 보여줄 땐 확실히 보여주고 즐겁게 작업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Q. 닮고 싶다고 꼽는 선배 배우가 있나.
A. 전도연 선배님을 어릴 적부터 좋아하고 존경했다. 워낙 어릴 적부터 그분의 영화를 보며 자랐다. 누구나 닮고 싶은 배우이기도 하고 배울점이 많다는 점에서 그렇다.

 

 

배우 박규리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카라 활동 재개 가능성에 대해 고백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Q. 카라로 데뷔하기 이전의 박규리의 목표는 배우였을까. 또 배우로서의 목표를 설정해둔 것이 있다면.
A. 카라 활동 이전에도 그렇고 이후에도 배우와 가수가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연기를 하다보면 아직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니까 재미있다 보니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현재로서는 배우에 대한 뚜렷한 목표나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에 벚꽃이 너무 일찍 지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 그런 배우는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나무나 바위처럼 투박해도 오래 그 자리를 지키는 배우가 되고 싶다.

Q.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역할이 있나.A. 다양한 걸 경험해보지 않아서 특정 장르나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보다 많은 작품을 경험해야 하는 것 같다. 지금 20대 후반인데 내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해보는 것이 바람이다. 나이에 맞는 역할을 찾아가는 배우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Q. 카라 활동 계획은.A. 카라는 해체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활동 가능성은 있다. 멤버들끼리 마음이 잘 맞고 시기도 맞는다면 앨범도 내고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나중엔 가능하지 않을까. 지금으로서는 연기에 집중하고 싶다. 두 가지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해서 우선 배우로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