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국, 18년 베테랑 배우의 ‘연기에 대한 목마름’ 인터뷰①
삼둥이 이름만 나오면 한없이 푸근한 미소로 웃다가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눈빛이 180도 확 달라진다. '이게 배우의 눈빛이구나' 새삼 느끼게 된다. 송일국은 1998년 MBC 탤런트 공채 27기로 데뷔해 '주몽'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18년차 베테랑 배우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의 눈빛은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차 있었고,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컸다.
송일국은 4년 만의 복귀작이었던 KBS1 대하드라마 '장영실' 종영과 동시에 삼둥이 대한, 민국, 만세와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후 언론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최근 뉴스1스타와 만나 '장영실' 드라마 종영 소감을 비롯해 촬영 에피소드와 드라마 를 위해 하차를 선택했던 '슈퍼맨이 돌아왔다' 뒷이야기까지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장영실'은 대하드라마 최초의 과학 사극으로 노비였던 장영실이 세종대왕을 만나 15세기 조선의 과학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타이틀롤 장영실 역을 맡은 송일국은 극 초반 너털웃음과 격식 없는 목소리 톤으로 노비의 신분이었던 장영실의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성공적인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 장영실이 신분이 상승하는 만큼 목소리 톤을 중후하게 변화시키고, 때로는 사색에 잠긴 표정을 내비치는 등 캐릭터에 완벽 몰입한 모습으로 '정통 사극'을 이끌었다는 호평을 끌어냈다.
배우 송일국이 최근 뉴스1스타와 인터뷰에서 KBS1 '장영실' 종영 소감을 전했다. © News1star 고아라 기자
Q.작품을 끝낸 소감이 어떤가.
"아쉽다. 대하드라마인데 24부작이다. 할 것 같다가 끝난 느낌이라 아쉽다. '장영실'은 지금까지 했던 사극 중에서 체력적으로 가장 안 힘들었던 반면에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다. 단어가 굉장히 어려웠다."
Q.그렇다면 가장 힘들었던 작품은?
"'해신'이 가장 힘들었다. 하루동안 완도와 문경을 오가며 촬영한 적도 있었다.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어서 다시는 사극을 안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주몽'도 안하려고 도망갔었는데 할 운명이었는지 결국 하게 되더라."
Q.왜 사극에서 본인을 계속 찾는다고 생각하나?
"제가 얼굴이 클래식해서 시대극에 잘 맞는 것 같다."
Q.본인도 사극을 더 선호하나?
"아이가 셋이다보니 돈이 많이 들어가서 일을 가릴 때가 아닌 것 같다. 들어오는 작품은 가리지 않고 다 할거다. 좋은 캐릭터만 선호하지 않는다. '플라이 하이'에서는 육두문자를 쏟아내는 사용하는 3류 건달 역이었고, 지난해 개봉한 영화 '타투'에서는 악역이었고 정사신만 3번 있었다.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Q.과학사극이라는 생소한 장르의 작품을 찍으면서 느낀 장,단점은?
"적은 않은 돈을 들여서 만들었는데 그 정교함은 따라가지 못했던 것 같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애를 많이 먹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즐기면서 했던 작품이다. 집에 큰 공구통이 세 개나 있을 정도로 만드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다. 여동생이 이 작품을 하는 걸 보면서 '물만났다'고 말할 정도였다."
배우 송일국이 최근 뉴스1스타와 인터뷰에서 KBS1 '장영실'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 News1star 고아라 기자
Q.'장영실'을 통해 '사극본좌'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이번 작품 속 연기를 자평한다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기존에 선이 굵은 연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노비로 등장해서 힘을 빼려고 많이 노력했다. 노비가 호리호리해야 하는데, 체격조건이 받쳐주지 않았다. 노비가 곰처럼 보였다. 하하. 감독님께 살빼겠다고 약속했는데 못 지켜서 죄송하다.(웃음)"
Q.오랜 공백을 깨고 '장영실'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사극을 하면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다. 제가 좋아하는 만드는 것도 하고, 간간이 액션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게 다 들어있는 작품이었다. 배우로서 본업을 지키고 싶었던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저를 둘러싼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함도 있었다. 가만히 있으면 출마한다고 오해할 것 같았다. '장영실' 촬영을 하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출마할거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있더라. 제가 가진 환경 때문에 그런 오해를 할 수 있다고 이해가 되기도 한다."
Q.'장영실' 출연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하차하게 됐다. 아내가 휴가가 없어져서 내심 아쉬워했을 것 같다.
"휴가에 대한 아쉬움을 보이긴 했지만 아내는 제가 '장영실'에 출연하는 동안 정말 최고의 매니저였다. 사실 배우는 자신의 작품을 보는 시야가 좁다. 그런 저에게 아내는 작품의 전체적인 부분을 보고 아주 날카롭게 조언해줬다. 대사톤이나 이런것도 잘 캐치해줬다. 작가분이 급하게 써서 틀린 부분이나 문맥상 맞지 않는 부분을 다 고쳐줬다. CG부분도 너무 사실적으로 하지 않고 사극인만큼 동양화적으로 하는게 어떠냐고 아이디어를 내줬다. 사실 감독님이 이 모든 게 제 의견인 줄 아실텐데..(들통났다) 하하"
뉴스1스타 이경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