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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히야’ 인피니트 ‘호야’ 아닌 ‘배우 이호원’ (인터뷰①)

news1star EN 2016. 3. 26. 13:05

영화 '히야'(감독 김지연)는 마치 인피니트 호야의 성장기를 보는 것 같았다. 아이돌 데뷔를 위해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고 연습에 매진하는 이진호는 호야의 데뷔 전 모습과도 맞닿아 있었다. 지방 출신에 사투리를 쓴다거나 청력이 손실될 위험에 처한 극적인 상황도, 호야가 가수 데뷔를 위해 거쳐온 과정과도 상당히 비슷했다. 이진호라는 캐릭터는 김지연 감독이 호야가 출연을 결정한 이후 호야로부터 영감을 떠올려 만든, 특별한 인물이기도 한 셈이었다.

호야는 그렇게 '인피니트 호야'라는 이름이 아닌 '배우 이호원'으로 관객들 앞에 섰다. 지난 2012년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이후 2015년 드라마 '가면'으로 시청자들과 만났지만 기대보다 많은 작품에 출연하지 않았다. 차기작 선택에 고민이 많았느냐고 물었지만 "연기를 하고 싶었고 뭐든지 하자는 생각이 있었다"는 답으로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는 고백을 대신했다. 그러던 과정에서 만난 '히야'는 호야에게 반가울 수밖에 없는 특별한 작품이기도 했다.

 

배우 이호원이 최근 진행된 영화 '히야' 관련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News1star / 고아라 기자

 

 

"감독님이 쓰시던 시나리오가 있었는데 제가 출연을 결정하면서 제 캐릭터가 조금 더 구체화됐어요. 저도 이후에 조금씩 대사나 장면에 대한 아이디어도 내고, 극 중 곡 방향에 대해 어필하기도 했어요. 이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무언가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은 사실 없었어요. 그저 주어진 역할 안에서 실제로 주변에 있는 사람처럼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컸거든요. 형인 이진상(안보현 분)과도 오랜만에 만나 서먹한 모습도 실제 제 형제들과도 닮아 있는 부분이었고, 저도 목 때문에 가수를 못할 뻔한 적이 있어서 닮아 있는 부분을 조금 더 자연스럽게 녹여내려 했어요."

배우 이호원이 최근 진행된 영화 '히야' 관련 인터뷰에서 연기에 대한 갈증에 대해 이야기했다. © News1star / 고아라 기자


연기 경험이 많지 않지만 연기돌로 불리는 아이돌 중 배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는 배우로 꼽혔다. 아이돌 지망생이었을 당시 춤과 노래가 좋아 가수를 일찍이 꿈꿨지만, 배우가 되고 싶었던 생각은 없었던 그에게 '응답하라 1997'라는, 연기 기회가 주어졌다. 우연한 기회에 하게 된 연기를 통해 차츰 그 매력을 알아갔다. 노래하고 춤추는 것 만큼이나 특별한 매력이 느꼈던 그 순간이 연기에 대해 욕심을 내기 시작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계속해서 가수와 배우로서도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있는 까닭은 이 모든 것이 여전히 절실한 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수가 아니었다면 지망생이었을 것"이라는 말이 그 절실한 마음을 대변했다.

"사실 전 욕심이 많은 편인 것 같아요. 가수 지망생일 때보다, 그리고 데뷔 후보다 지금 더 욕심이 많아졌어요. 노래와 연기는 알면 알수록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고, 배움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열정을 더 갖고 임할 수밖에 없기도 하고요. 아직도 가수로서 최고의 위치에 가고 싶고, 배우로서는 여러 배역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해요. 가수 활동 때는 예명을 사용하고, 배우 활동 때는 본명을 사용한다고 해서 본질이 크게 다르진 않다고 생각해요."

호야일 때와 이호원일 때, 그는 분명한 간극이 있다고 했다.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가수와 배우의 본질은 다르지 않지만 퍼포먼스와 쇼를 보여주는 호야와 연기를 보여주는 이호원 사이에 서로 다른 분명한 색깔을 두고 있다고. 전자는 색깔을 채색해야 하는 과정이었을 것이고, 후자는 기존의 색을 비워내고 새로운 색을 흡수해야 했던 과정이었을 것이라 짐작됐다. 그리고 배우로서의 과정은 7년차 보이그룹 멤버인 자신에게 초심을 일깨워주는 과정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배우 이호원이 최근 진행된 영화 '히야' 관련 인터뷰에서 향후 배우로서의 목표에 대해 털어놨다. © News1star / 고아라 기자

 

 

"다양한 역할을 맡으시는 선배님들을 존경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작을 하고 싶다는 의미는 아니고 비슷한 역할이 아닌, 말 그대로 다양한 역할을 맡아 보고 싶은 게 제 바람이에요. 하정우 선배님도 정말 다양한 역할을 하시는 배우이신데 저도 어느 역할을 하든 배역에 잘 녹아들고 어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가수로서는 카리스마 넘치거나 섹시하거나, 귀엽거나 등 다양한 콘셉트가 중요하지만, 배우로서는 아무런 색깔이 투영되지 않은 무색을 띠고 싶어요."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대개 수동적인 마인드로 연기에 임하는 반면 호야는 목표 지향적이기도 하고, 주관도 뚜렷하게 갖고 있었다. 연기에 대한 공복감이 있었지만, 그간 화제가 됐던 작품들을 보며 배역을 탐나거나 욕심을 냈던 적이 없었다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그 배우가 시나리오를 재해석해서 만든 것이 그 캐릭터였을 것"이라며 "내가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다시 한 발 한 발, 스스로를 단단하게 곧추세우며 가수와 배우, 그 끝을 알 수 없는 목표 지점이 있는 어딘가의 영역으로 향하려 한다.

 

배우 이호원이 최근 진행된 영화 '히야' 관련 인터뷰에서 인피니트 호야일 때와 연기자 이호원일 때의 간극에 대해 말했다. © News1star / 고아라 기자

 

"제가 아이돌 출신의 배우라는 점 때문에 생기는 주변의 편견이나 선입견은 신경 쓰지 말자는 주의에요. 그건 의지와 상관 없이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을 갖기 보다 실력으로 보여주려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조차도 누군가를 바라볼 때 그런 시각으로 바라볼 때가 많은데 어느 순간 상대가 실력을 보여주면 순간 인정하게 될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해요. 앞으로도 저는 쉼 없이 달려서 무대에서든 연기에서든 보람을 느끼고 싶어요. 너무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것은 아니냐고요? 쉬는 게 더 스트레스에요. (웃음) 무대와 연기에 열정을 더 쏟아보고 싶어요."

 

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