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강하늘이라는 꽃청춘

카테고리 없음

by news1star EN 2016. 2. 23. 23:07

본문

배우 강하늘은 최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국민 MC 유재석을 능가하는 '미담 폭격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평소 예능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배우였던 만큼, 곳곳에서 제보된 차고 넘쳐 포화 상태에 이른 미담을 민망해하고 쑥스러워하는 청년의 바른 면모는 시청자들에게 다소 생경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렇게 강하늘은 요즘 20대와 사뭇 다른 긍정적인 마인드와 사려 깊은 태도로 온라인을 하루 종일 뜨겁게 달굴 만큼, 화제의 중심에 선 대세 배우가 됐다.  

강하늘의 바르고 올곧은 인성에 대한 평판에는 이견이 없다. 그를 5년간 곁에서 지켜본 배우 박정민은 "정말 착하다"는 말을 되풀이하곤 했고, 이준익 감독은 "정말 맑은 배우"라고 칭찬했다. 영화계 관계망을 벗어나 가까운 주위 사람들에게도 "지인을 참 잘 챙기는 친구"라는 말이 되돌아오곤 한다. 최근 출연했던 tvN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편'에서 다소 나이 차이가 있던 형 정상훈, 정우, 조정석과도 무리 없이 여행의 기쁨을 나누고 오로라를 마음에 품고 돌아올 수 있었던 까닭이다. 



배우 강하늘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동주', '좋아해줘' 인터뷰에서 두 작품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 News1star / 고아라 기자



센스 넘치는 예능감 때문도 아니고, 반듯한 성품만으로 그만큼 화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어쩌면 오늘의 청춘들의 실제 모습과 사뭇 상충되는 지점이 많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청춘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세상, 그래서 주위를 바라보며 긍정하기 보다 많은 것을 부정하고 살아야 하는 청년들에겐 배려를 베푸는 것 보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 더 시급하다. 그래서 "좋은 배우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 먼저 돼야 한다"는 강하늘의 이상향은 여타 배우들의 그것과 느낌을 달리한다. 


이전 인터뷰부터 "변질되지 않겠다"며 "책임을 다하는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고 자신에게 지운 원칙을 지켜가려는 고민과 다짐은, 곧 좋은 배우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스스로를 배우라 소개하지 않고 "배우란 배우고 배우다 보면 되는 것"이라고 갖춰 말한 답은 청춘 배우가 내놓을 수 있는 최상의, 이상적인 답변이기 때문이다. 필모그래피 대표작인 '상속자들'부터 '미생', '쎄시봉', '순수의 시대', '스물' 등이 그런 고민의 과정이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말해준다.

그런 과정은 강하늘이 연기하는 청춘에 몰입하게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곤 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영화화된 '동주'(감독 이준익)의 윤동주 시인 역할에 무리 없이 녹아들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내 안에 있는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을 했다"며 "'자화상'이라는 시를 통해 제3자 입장에서 자신을 타자화해 성찰한다거나, 부끄러워하신 윤동주 시인의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뭐라도 실수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됐다"고 했던 고백은 자신의 세계관과 연기관을 일치시키려 했던 노력이었다. 



배우 강하늘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동주', '좋아해줘' 인터뷰에서 연기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 News1star / 고아라 기자



강하늘은 "윤동주 역할에 정답이 없어 힘들었다"고도 했다. 연기라는 것 자체가 정답이 없는 행위이긴 한데 관객들에게는 정답으로 제시돼야 하는 게 연기라고도 정의했다. 정답을 향해 가기 위해서는 자신을 끊임없이 반성하고 성찰하던 윤동주의 마음가짐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야 했던 연기 과정이었다. 실제로도 자신은 스무살 데뷔 당시 열등감과 부담감 때문에 힘들었고 이후에도 여전히 그 두 가지 때문에 영화 '동주' 촬영 내내 중압감에 시달려야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두고 "원동력"이라고 했다. 


그 결과 강하늘의 윤동주가 아닌, 인간 윤동주 그 자체가 스크린에 남았다. 누군가의 윤동주가 되지 않기를 바랐던 이준익 감독의 바람을 그대로 실현한 셈이다. 이준익 감독은 강하늘과 처음 만났던 영화 '평양성' 당시를 회상하며 "연기술이 인위적이지 않은, 꾸밈 없던 배우"라고 했다. 나이 변화의 큰 폭 없이 다양한 청춘의 얼굴을 연기하면서도 자기 복제가 없었던 가장 큰 이유였다. 그에겐 "많은 것을 극복하기 위해 음악을 듣고 그림을 보고 시를 읽은 것이 곧 총체적인 연기 수업"이었던 덕분이기도 했다.

20대 강하늘의 아이슬란드 여행기가 시청자들과 함께 추억으로 공유되고, 그가 연기한 윤동주의 삶이 미완의 청춘으로 가슴을 아리게 만드는 지금, 그의 대세론이 제기되고 있다. 아마 그런 현재가 만개한 청춘으로 기억되겠지만 분명 오늘 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배우임엔 틀림 없다. "촬영 중인 드라마 '보보경심: 려'를 끝내고 뮤지컬 쪽을 보고 있다"는 계획은 이전에 이야기했던 "연기력을 위해 따로 공부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의 청춘은 그 언젠가 반드시 성장한다. 그래서 더 성숙해질 그의 청춘도 기대된다.

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