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원조 한류스타’ 배우 송혜교로 살아간 다는 것… 인터뷰①

카테고리 없음

by news1star EN 2016. 4. 24. 11:03

본문

배우 송혜교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아시아를 대표하는 '원조 한류스타'인 만큼 그에겐 좀 더 특별한 삶이 펼쳐져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송혜교가 직접 밝힌 삶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배우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여자'였고, 또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었다.

송혜교는 지난 1996년 학생복 광고 모델로 데뷔한 이후 '가을동화', '올인', '풀하우스',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에 출연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로 성장했다. 이후 작품성과 상업성을 오가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완성시켰고 중국 거장과의 작업으로 해외에서의 입지도 다졌다.

 

송혜교가 '태양의 후예' 종영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 News1star / UAA

 

그렇다고 송혜교가 탄탄대로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일각에선 한국 활동이 뜸해진 송혜교에게 의문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번 '태양의 후예'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송혜교는 이번에도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리며 이러한 의문을 단숨에 불식시켰다.

최근 진행된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종영 기자간담회에서 송혜교는 "드라마가 잘 되긴 했지만 생각보단 바쁘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생각 이상으로 털털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놀라움을 줬다. 1시간 가량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간 알지 못했던 배우, 여자, 사람 송혜교의 삶을 조금은 들여다볼 수 있었다.

◇송혜교, 이렇게 열정적인 배우였나
기자간담회에서 수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가고 한가지 느낄 수 있었던 건 '송혜교가 이렇게 열정적인 배우였나'는 점이다. 송혜교는 몰입도 높은 연기를 위해 중국어를 배우고 메이크업 수정을 포기하는 등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연기에 대한 향상심과 좋은 작품에 대한 욕심을 생각한 대로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송혜교가 최근 진행된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종영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 News1star / UAA

 

Q. 그동안 많은 작품을 했는데 연기가 좀 익숙해지지 않았나요?
"연기는 지금도 너무 어려워요. 어렸을 때는 '30대가 되고 경험이 쌓이면 쉽게 연기하겠지' 싶었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지금도 매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떨리고 긴장되고 그래요. '이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할까'라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죠."

Q. '태양의 후예'를 통해 어떤 평가를 듣고 싶은가요?
"'전작보다 연기가 더 깊어졌네?'라는 평가를 듣고 싶어요. 시청자들이 제 연기를 보고 전작보다 더 많은 표정과 감정을 발견할 수 있다면 감사할 것 같아요. 항상 '어디서 뭐가 크게 될 거야'라는 생각보다 '이 자리에서 발전하면 좋은 일이 오겠지'라는 생각으로 연기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요?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데 사실 여자 배우들의 캐릭터가 아직 다양하지 않아요. 캐릭터, 시나리오, 장르가 모두 딱 떨어지는 좋은 작품을 만나지 못했어요. 바람이 있다면 남자 배우들처럼 여자 배우들도 다양한 장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런 작품이 많아진다면 우리나라 여배우들의 다른 모습들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Q. 눈물신을 연기할 때 특별히 신경쓰는 점이 있나요?
"전 우는 연기할 때 표정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연기하는 순간 '예뻐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 몰입이 안 돼요. 그건 '가을동화'때부터 마찬가지였어요. 촬영이 몇 테이크로 가다 보니 중간중간 메이크업을 다시 해야 하는데 그 순간 저는 몰입이 깨져버리기 때문에 '이해해 달라'고 말하고 옆에 아무도 못 오게 해요. 그래서 저도 제 표정을 몰라요. 방송을 봐야 '나에게 이런 표정이 있었구나'하고 아는 스타일이에요."

Q. 중국 거장과 작업이 많았는데 송혜교만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제가 중국 영화를 계획해서 하게 된 건 아니에요. 우연히 인연이 닿아서 하게 됐어요. 그래서 어떤 노하우가 있진 않아요. 앞으로도 작품을 가리거나 그러진 않을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빨리 만나고 싶어요. 중국이 될지 한국이 될지 모르겠어요. 여러 가지로 열어놓고 있어요."

◇송혜교, 이렇게 사랑스러운 여자였나
'원조 한류', '한류 여신', '로코퀸' 등 다양한 타이틀이 송혜교를 가리키지만 그도 결국 한 사람의 여자였다. 드라마 속 유시진(송중기 분)의 대사에 설렘을 느끼고 떨려 하는 안방극장 시청자이기도 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또래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결혼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송혜교가 최근 진행된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종영 기자간담회에서 결혼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 News1star / UAA

 

Q. 유시진 같은 남자가 실제 남자친구라면 어떨 것 같나요?
"전 좀 무서울 것 같아요. 사랑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상대가 좀 더 믿음을 줘야 할 것 같아요. 드라마 초반엔 '남자가 저렇게 매달리는데 왜 안 받아주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런데 후반에서 유시진의 위험한 모습들이 나오니 시청자분들이 강모연(송혜교 분)의 마음을 알아주시더라고요. 실제로 그런 남자를 만나면 고민을 많이 할 것 같아요. 강모연처럼요."

Q. 방송을 보며 떨렸던 대사나 장면이 있었나요?

"이번 작품이 사전 제작이다 보니 저도 시청자의 입장에서 매주 방송을 봤어요. 강모연을 연기했던 송혜교가 아니라 일반 시청자로서 강모연에게 빙의한 여자가 되더라고요. 그제야 '송중기가 저렇게 매력 있게 연기했구나'를 알게 됐죠. 전 '고백할까요? 사과할까요?'라고 묻는 대사가 멋있었어요. 우르크에 지진이 난 상황에서 유시진이 헬기에서 내려와 강모연을 찾을 때 가슴이 떨렸고요."

Q. 대사가 오글거린단 의견이 있었어요.
"전 여자여서 그런지 그렇게 오글거린다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딱 하나 있었어요. '미인형 인형 당신의 이상형' 대사를 할 땐 너무 민망했어요. 지금 이 나이에 잘못했다간 부담스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죠. 되려 감정신보다 그런 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수위를 잘 지키기 위해 노력했죠."

Q. '실물이 예쁘다'와 'TV에서 예쁘다'는 말 중에 어떤 게 더 기분이 좋은가요?
"반대로 생각하면 기분이 썩 좋지 않아요. 기분이 좋으면서 이상한 말 같아요. 실물이 예쁘다고 하면 TV에서 안 예쁘다는 걸로, 또 TV가 더 예쁘다고 하면 실물이 별로라는 말로 들려서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저도 여자인지라 그냥 실물도 TV에서도 다 예쁘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웃음)."

Q.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나요?
"결혼을 생각할 나이가 됐죠. 그런데 생각이 왔다 갔다 해요. '빨리 해야지' 하다가도 '다 귀찮아'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쨌든 하긴 해야 할 것 같아요(웃음)."

◇송혜교, 이렇게 따뜻한 사람이었나

송혜교는 언제나 미담의 중심에 있다. 그와 함께 작업했던 사람들은 항상 '송혜교 칭찬'에 열을 올린다. 송혜교 역시 '사람'을 좋아하는 배우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태양의 후예'를 통해 얻은 것들 중 '사람'을 가장 먼저 꼽았으니 말이다.

 

 

송혜교가 평소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 News1star / UAA

 

Q. 인간 송혜교는 어떻게 살고 있나요?
"사는 건 다 똑같은 것 같아요. 다만 어렸을 땐 친구가 많았는데 이젠 정말 믿는 사람만 만나요. 제가 어떤 짓을 해도 다 받아주는 사람만 만나게 되더라고요. 모든 걸 조심해야 해서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외엔 똑같아요. 힘든 일 있으면 울고 스트레스 쌓이면 풀고 짜증 날 때 화내고. 제가 연예인이고 배우고 그런 부분만 다를 뿐이지 그걸 빼고는 제 또래 여자들과 같은 것 같아요."

Q. '태양의 후예'를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건 무엇인가요?
"이 드라마를 통해 많은 걸 얻었어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사람'을 얻은 것 같아요. 친구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이 생겼어요. 의료팀 언니, 오빠, 동생들, 알파팀 박훈, 김민석, 그리고 진구, 김지원, 송중기까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나서 제겐 그게 큰 선물이에요. 이분들 덕분에 힘든 시간을 잘 견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쭉 행복하고 즐겁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Q. 이번 작품으로 특히 잘 된 배우들이 많아요.

"이번 작품으로 진구, 김지원, 송중기, 그 외에도 모두 다 잘 돼서 정말 좋아요. 특히 진구 오빠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좋았어요. 오빠도 행복해하시더라고요. 인스타그램도 하시고요(웃음). 지원이도 이번 작품으로 좋은 일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탄력받았을 때 빨리 좋은 작품 만나서 지금보다 더 잘 됐으면 좋겠어요. 중기는 정말 잘 돼서 알아서 잘 할 것 같고요. 저와 한 배를 탄 식구들이 좋은 결과가 나와서 행복해요."
Q. '태양의 후예'를 마치고 인간 송혜교로서의 고민이 있나요?

"인간 송혜교로서의 고민. 글쎄요. 솔직히 작품이 끝나면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요. 하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드라마가 끝나면 약간 멍해지는 것 같아요. 이제 재정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 솔직히 고민은 없어요. '아무 생각 없이 좀 지내자'하는 시간인 것 같아요."

Q. '태양의 후예'를 사랑해 준 시청자들에게도 인사 부탁드려요.
"드라마 하는 내내 좋은 기사들이 넘쳐나서 즐거웠어요. 기사를 보는 재미에 새벽에 잠들기도 했을 정도예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저뿐만 아니라 우리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분들에 대해서도 따뜻한 기사가 나와 좋았어요. 언제 또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주신 사랑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다음 작품에서도 멋진 모습 보여드릴게요. 그리고 멋진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어요."

 

 

뉴스1스타 김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