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같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 침대에선 많은 걸 할 수 있잖아요.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그런 음악을 많이 들려드릴 수 있는 가수가 될게요."
지난 2014년 걸그룹 배드키즈로 데뷔한 지나유가 2년 만에 트로트 가수로 전향했다. 댄스가수로 데뷔했던 장윤정, 걸그룹 스완으로 데뷔한 후 트로트로 전향한 홍진영과 비슷한 행보다. 실용음악을 전공해 작곡에도 소질이 있고, 애교 많고 적극적인 성격 덕분에 탁월한 진행 능력까지 겸비했다.
이제 겨우 트로트계에 갓 발을 들인 신인이지만 관객을 홀리는 무대매너만큼은 전혀 뒤지지 않는다. 몸이 아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까지 일어나 춤을 추게 만들 정도로 분위기를 돋울 줄 아는 '트로트계 요정' 지나유가 첫 번째 미니앨범 '짝짝짝'으로 컴백했다.
가수 지나유가 최근 진행된 뉴스1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신곡 '짝짝짝'을 소개했다. © News1star / 홀릭 엔터테인먼트 |
지난 해 일렉트로닉 댄스 장르와 트로트를 접목시킨 싱글앨범 '오빤용' 이후 8개월 만에 발표한 이번 앨범은 세미 트로트에서 벗어나 정통 트로트 스타일로 신선한 음악적 변신을 시도했다. 타이틀곡 '짝짝짝'과 '꽃비', '오빤용' 등 총 3곡이 수록돼 있다. 지나유의 탄탄한 가창력과 한층 더 성숙해진 음악적 감성을 엿볼 수 있는 앨범이다. 이번 앨범에 실린 신곡 2곡은 기존의 트로트 편곡에서 벗어난 컨츄리 트로트(Country trot)라는 새로운 장르로 지나유만의 색깔을 담았다.
앞서 언급했듯 지나유는 걸그룹 배드키즈로 데뷔해 트로트가수로 전향한 케이스다. 배드키즈의 데뷔곡 '귓방망이' 김지환 작곡가에게 트로트 가수 제의를 받은 후 망설임없이 덥썩 물었다.
"사실 어릴 때부터 트로트에 더 관심 많았어요. 그래서 망설임없이 탈퇴했죠. 걸그룹 연습생을 5년 정도했었고, 또 요즘 '프로듀스101'을 보며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라고 제 과거도 생각나서 뭉클하고 아쉬운 마음도 살짝 들어요. 그래도 트로트만의 재미와 편안함이 있어서 재밌어서 금세 집중하게 돼요."
고등학교 시절 예고에서 뮤지컬을 전공했고, 대학교에서는 실용음악을 배웠다. 또 데뷔 전에는 가이드 가수로 활동했고, 연습생 시절에는 걸그룹 창법으로 트레이닝을 받았다. 걸그룹에 최적화된 보이스와 외모, 댄스 실력을 갖춘 그가 갑자기 특유의 '꺽기 창법'을 소화하기란 쉽지 않았다.
"사실 창법을 바꾸는 게 쉽지 않았어요. 창법을 바꾸고 슬럼프가 오기도 했어요. 아무리 트로트를 즐겨듣고 좋아했다고 해도 특유의 꺽는 기법이 잘 안되더라고요. 주현미, 심수봉 선배님들의 노래를 듣고 많이 연습했어요. 이제는 꺽기 창법이 더 익숙해요."(웃음)
가수 지나유가 최근 진행된 뉴스1스타와의 인터뷰에서 트로트 전향 후 소감을 전했다. © News1star / 홀릭 엔터테인먼트 |
걸그룹으로 단체 생활을 하다가 트로트 가수로 전향하면서 모든 것을 혼자하게 됐다. 무대에서도 쉼없이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불러야하고 가수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차 안에서도 혼자다.
"혼자 활동하는 건 정말 외로워요. 차 안에 있을 때도 큰 연습실에서 연습할 때도 외롭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도 지금은 익숙해져서 편해요. 특히 밥 먹을 때는 혼자라서 좋아요. 메뉴 선택이 자유롭거든요. 하하. 무대에 서서 혼자 노래하는 것도 처음에는 부담이 됐는데 댄서들과 함께 즐기면서 하니까 재밌어요."
트로트 가수는 방송보다는 행사 쪽에서 더 많이 찾아주는 편이다. 지나유는 걸그룹 시절에도 행사를 많이 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서울보다는 지방 방송 프로그램과 행사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흙이 날리는 맨바닥에서 노래를 부를 때도 있지만 그런 무대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달려가고 있다.
"확실히 지방 쪽으로 스케줄이 많고, 방송보다는 행사가 많아요 무대가 없는 바닥에서 노래를 부른 적도 많고요. 그런데 노래를 할 때마다 반응이 좋아서 힘이 나요. 제 노래를 그냥 듣는 게 아니라 즐겨주시거든요. 한번은 복지회관에서 봉사활동으로 노래를 부른 적이 있는데 몸이 아프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즐겨주시는 걸 보고 정말 뿌듯했어요. '트로트 가수가 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수 지나유가 최근 진행된 뉴스1스타와의 인터뷰에서 트로트가수로서의 최종 목표를 공개했다. © News1star / 홀릭 엔터테인먼트 |
지나유는 1992년생으로 올해 25살이 됐다. 또래들처럼 SNS를 즐기고, 또 이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친근하게 다가서고 있다.
"행사가면 아무래도 어르신들을 많이 만나지만 그래도 여전히 젊은층 팬들이 많아요. 걸그룹 시절 팬들도 여전히 저를 응원해준답니다.(웃음) SNS에 짧게라도 답글을 해주면서 팬들과 소통하고 있어요."
지나유는 재주가 많은 만큼 꿈도 많다. 학창시절 전공을 살려 뮤지컬 무대에도 서고 싶고, 자신이 만든 곡을 다른 가수들이 부르는 작곡가로서의 꿈도 있다. 또 '롤모델' 장윤정처럼 예능과 MC 분야에서도 활동하고 싶다.
"학교에서 작곡을 배워서 써둔 곡도 있도 있는데 그 노래를 제 앨범에도 싣고, 또 다른 가수에게도 주는 작곡가로서도 활동하고 싶어요. 코러스도 했고, 가이드 곡 출신이기도 해요. 회사에 저는 항상 준비가 되어 있으니 일만 잡아달라고 했어요. 중국 시장이 넓어지는데 언제일지 모를 진출을 위해 요즘은 중국어도 공부하고 있어요."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많지만 그래도 최종 목표는 노래다. 오래오래 가수로 대중의 기억에 남고 싶다는 게 지나유의 꿈이다.
"10~20년 후에도 트로트를 부르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나중에 트로트를 시작하는 신인가수들이 '트로트계의 지나유'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할 정도로 멋진 가수로 성장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그리고 트로트란 사람들에게 힘들 때 쉬게 해주는 침대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그런 음악을 많이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뉴스1스타 이경남 기자